"내가 여길 데려온다는 건 나의 행복을 나눈다는 뜻이야."
그래, 나는 너를 데리고 여기로 왔었다. 바로 이걸 위해.
전에 왔었는데 유독 너 생각이 났다며, 난 당당한 발걸음으로 널 이끌었다. 달콤함이 깃든 공간엔 커피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원두의 생산지와 산미 정도를 따지는 지금과는 다르게, 커피를 입에 대지도 못하던 시절이었는데도 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커피 향 때문이었는지, 우주 최강 비주얼의 케이크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였을지도.
너는 혹시 그런 표현을 알까. 척수에 짜릿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런 맛. 분명 몸에 좋은 호르몬이 마구 분비될 듯한, 머릿속이 번쩍하는 그런 맛. 순간적인 느낌으론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칠 때랑 비슷할 것 같은 그런 강렬함이 있는 맛. 나에겐 이 케이크가 그랬다. 그리고는 너를 떠올렸다. 딸기의 상큼함과 생크림의 부드러움에 약간의 빵이 씹는 맛을 더하며 완벽한 콜라보를 이루는 맛을, 슬라이스 된 딸기들이 비주얼만 완성한 게 아니라 입안에 향을 퍼트린다는 사실을,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나 보다. 나에게 이 케이크는 행복 그 자체였다. 나의 행복을 너와 나누고 싶었다. 내가 느낀 이 달콤함을 너도 그대로 느꼈을까. 한입 집어넣고 고개를 끄덕이던 넌, 나의 마음을 다 알았을까.
그렇게나 좋아했던 이 케이크는, 이제 만나볼 수가 없게 됐다. 위기는 언제나 무겁고 이 카페도 그랬나 보다. 아주 사람을 괴롭히는 멍청한 코로나의 위협에 이 카페는 자취를 감췄다. 나의 케이크와 함께. 나의 최애가 사라졌고, 너 역시 이제 내 옆에 없다. 가장 좋아했던 존재가 사라지는 것, 상실감은 너무도 큰 법이다.
'최애가 대체 가능할까?'
'똑같은 행복이란 존재할까?'
너를 잃은 뒤 스쳐지나간 수만큼 의문들처럼, 나에겐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 질문들이었다. 그리고 이젠 답을 안다.
똑같을 순 없다. 그때의 공기가 존재할 수 없듯, 그때의 나도, 너도 없듯이. 딸기는 상큼하고 생크림은 부드럽고 빵이 아주 살짝 씹히며 아주 맛있지만 똑같진 않다. 이 케이크 역시 비슷해도 다를 수밖에.
그러나 다른 행복이 있다. 너와 함께 했던 케이크가 아드레날린을 느끼게 했다면, 이 케이크는 엔돌핀이 느껴졌다. 너는 없지만, 난 다르게 행복할 수 있구나. 너와 했던 사랑은 이젠 찾을 수 없지만, 난 다른 사랑을 할 수 있겠구나.
이젠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먹어도 너를 떠올리진 않는다.
"역시 행복은 멀리 있지 않는 거야."
(딸기 보틀 케이크 좌표 : 카페 '더그라스' The grass)
딸기 생크림 케이크로 너에게 주고 싶던 맛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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