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몹시 지쳐있었다. "아 토할 거 같다" 지하철 퇴근길 러쉬아워에 신도림에서 내렸을 때 나지막이 내뱉은 말. 몸은 천근만근에, 집 가서 뻗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 입맛이 있을리가, 없었으나 혹시나 회복하고 배고픈데 먹을 게 없으면 낭패 아닌가. 난 미래를 대비하여 빵이나 하나 구비하고자 했고, 마침 신도림역엔 베이커리 '좋은아침'이 있었다. 저렴한 프랜차이즈는 아니다만, '빵 한 조각인데 비싸봤자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들어섰다.
신도림역 지점은 처음이었지만, 이 브랜드에서 얼추 무슨 빵을 파는지는 알고 있었다. 해봤자 맛있는 크로와상에 끝내주는 토핑을 더한 것, 혹은 파사삭한 패스츄리에 끝장나는 토핑을 더한 거겠지. 대부분 이런 달달구리 빵들이었다. 난 365일 중에 300일 정도는 달달한 빵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의외로 단 게 끌리지가 않았다. 갑자기 건강하게 먹고 싶었던 것일까. 그때 내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이것.
이 위험한 비주얼이었다. 우선 크로와상? 원체 좋아한다. 그럼 에그마요? 써브웨이에서 먹고 충격 받았던 맛이다. 집에서 친히 달걀을 삶아서 만들어먹을 정도! 그럼 새우? 싫어할리가 없다. 새우는 그냥 구워먹어도, 냉동을 해동해서 파스타에 넣어도, 감바스를 해도, 피자에 들어가도 그냥 막 맛있는 존재 아닌가? 그렇다는 건? 내가 이 빵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거다. 가격은 보지도 않았다. 그냥 먹고 싶었다. 난 당당히 집어들고 계산대에 갔다.
"봉투 필요하세요? 7600원입니다."
젠장. 낭패는 이게 낭패다. 이럴거면 써브웨이 샌드위치 두개를 사먹겠다. 생각보다 너어어어어무 비쌌다.
이게 어떤 맛이든 가성비면에선 실패다. 그런데 어떡해. 이미 내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는걸. 난 다소 놀랐지만, 놀란 기색을 감추고 침착하게 계산했다.
집까지 다시 가면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상당히 비효율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했다. 나 백수란 말이다. 소비욕 좀 줄여줄래? 집에 와서 재빠르게 쉬고 회복됐을 때 가성비 나쁜 빵을 꺼내보았다.
직접 내린 커피와 함께 빵을 먹어봤다.
"아삭"
어랏? 뭐야 이 채소식감 뭐야. 내가 써브웨이를 좋아하는 이유를 말한 적이 있던가. (없다.) 써브웨이의 가장 큰 장점은 채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나같은 편식쟁이에겐 최고다. 내가 싫어하는 채소가 막무가내로 들어있는 샌드위치는 정말 최악이다.
다행히도 여기에 채소라고는 양상추만 들어있었다. 에그 새우 크로와상, 에그 쉬림프 크로와상, 에그 새우 샌드위치, 에그 쉬림프 샌드위치 ?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 안에 든 것. '에그마요 + 새우 세 개 + 양상추 + 크로와상' 요정도다. 맛도 정말 딱 요정도만 난다. 근데 조합을 딱 봤을 때 괜찮을 것 같은 느낌 아닌가? 딱 그정도의 맛이다. 예상 가능한 맛.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은 아니다. 사실 그런 맛이 뭔지 모르겠다. 대체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모를만한 맛이 있다고? 맛의 한줄평은 이렇다.
"어떤 맛일까, 그대와 나~" (조권, 가인의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 변형ver)
"날이 좋아서 날이 적당해서 얘도 적당하다"
뭐 이 조합을 경험해보고 싶다! 한다면 먹어도 좋을 선택이지만, 아니라면, 써브웨이를 추천한다.
오늘의 교훈 <가격을 잘 확인할 것!> 좋은아침 에그 새우 크로와상이 어떤 맛일까에 대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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