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마라탕 먹을래?"란 질문을 받았을 때, '한 번도 안 먹어봤다'는 이유로 피해오곤 했다. 가리는 음식이 많고 음식에 대한 의심이 많은 나는 '마라' 맛을 굳이 경험해보고 싶지가 않았다. 자극적인 맛, 중독되는 맛을 별로 추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마라탕을 먹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룸메이트가 이미 주문한 뒤, 나에게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난 대단한 결심 없이 이제야 마라탕 실물을 처음 보게 됐다. 그럼 지금부터 마라탕 재로, 맛에 대해 처음 먹어본 사람 입장으로 후기를 남겨보겠다.
1. 마라탕 재료
우선 이렇게 도착했다. 마치 포장을 뜯기 전엔 떡볶이랑 비슷해보인다. 그리고 포장을 뜯으면 가장 크게 다른 게, 향이다. 맡아본 적 없는 향이 난다. 국물도 좀 그렇다. 붉은색 국물은 우리나라 음식에도 수두룩하지만 중간에 허여 멀 건한 무언가(아마도 기름 같은 무언가)가 떠 있다. 우선 먹기도 전에 낯부터 가릴 비주얼은 맞았다. 재료는 룸메이트가 골랐는데, 흔히들 넣는 재료인 거 같았다. 기억에 남는 걸 다 적어보자면 소고기, 숙주나물, 배추, 유부, 건두부, 새우 완자, 팽이버섯, 스팸, 비엔나소시지, 중국 당면, 분모자, 청경채, 치즈 떡, 고구마 떡, 감자 슬라이스 등이었다. 재료만 보면 약간 우리나라의 부대찌개와 비슷한 개념인가 싶다. 물론 먹어보면 부대찌개랑 크게 달라진다.
2. 마라탕 맛
마라탕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의 마라탕 찐 맛 후기. 마라탕뿐만 아니라 마라샹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말 그대로 '마라' 맛 자체를 처음 느껴봤다고 보면 된다. 사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어렵다.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 향이 목구멍 속에서 맴돈다. 특히나 끝맛으로 남아있는 거 같다. 막상 먹을 땐 부대찌개 같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먹는 걸 멈추는 순간 그 향이 확 느껴진다. 아마 '혈관에 마라 수혈'이라고 말하는 마라탕 중독자들은 그 향에 중독된 거라고 생각되는데, 아쉽게도 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는 마라탕이 될 거 같다. 그 특유의 향이 결코 내 취향은 아니었다. 여러 번 마라탕을 먹어봤던 룸메이트의 말에 의하면 이 마라탕 집은 꽤 무난하게 맛있는 마라탕 맛이었다고 했다. 참고로 속이 약한 편이라 마라탕은 맵지 않은 보통맛을 선택했다. 매운맛을 먹었더라면 더 맛있게 먹었을까? 처음 먹은 느낌은, 맛이 없었다기 보단 입 속에 남아있는 마라의 향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했다고 보면 되는 거 같다. 또 유독 국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재료들이 나에겐 별로처럼 느껴졌다. 건두부도 낯설었고 중국 당면은 그 특유의 쫄깃함을 원래 좋아하지 않았고, 분모자는 내가 좋아하지 않을 음식이라고 예상됐는데, 룸메이트가 한 입만 먹어보라고 꼬셔서 먹어봤다. 정말로 한 입만 먹어도 나머지는 룸메이트가 먹어야만 했다. 필요 이상의 쫀득거림, 역시 난 별로 추구하는 느낌이 아니다. 독특한 건 채소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는 거다. 숙주나물, 배추, 청경채 등 마치 샤브샤브에 들어갈 거 같은 채소들인데 이 마라탕과의 조합이 꽤나 괜찮았다. 만약 나중에 또 마라탕을 먹는다면 (아마 먹지 않겠지만) 난 채소 위주로 재료를 선택할 거 같다. 마라탕을 처음 먹는 사람이라면 채소 위주로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그럼 지금까지 마라탕 재료, 맛에 대해 처음 먹어본 후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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