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손목이 간지럽더니만, 붉게 올라와있었다. 피부 트러블이라고 봐야 하는지 다소 애매했지만 애플 워치를 착용한 쪽 피부가 문제를 일으키는 중인 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너무 간지러웠다. 아무래도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스포츠밴드가 방수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는 거 같았다. 바깥의 물이 피부에 닿지 않게 하는 건 반대로, 내 피부가 내뿜는 땀도 가둬놓는다는 뜻...! 날이 따뜻해진 만큼, 땀도 나고. 땀띠의 전조증상 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다.
이렇게 보면 애플놈들이 참 똑똑한 게, 통풍이 안 되는 소재는 여름에 쓰기 어려우니까, 곧 다른 스트랩의 구매로 이어지게 한 거 같다. 그리고 난 당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이렇게 줄질을 시작하게 될 줄이야. 내가 그동안 줄질을 안 하고 싶어서 안 했던 건 아니다. 그럴 여유가 안됐던 거뿐이었다. 처음 애플 워치 6 샀다고 신나서 착용했는데 스포츠 밴드 핑크 샌드가 그렇게 예쁘고 마음에 들긴 했다.
문제는 너무 불편하다는 거였다. 두번째 구멍으로 하면 너무 꽉 끼고 세 번째 구멍으로 하면 워치가 돌아갔다. 나란 인간, 예쁜 건 편하고 나서야 보이는 거라고 믿는 사람이라 좀 찝찝하게 살았더랬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가죽을 살지, 브레이드 솔로 루프 핑크펀 치도 예쁜데 사버릴지 고민해왔다. 알리 발로 여러 스트랩을 구매해 사용 중인 아빠는 스포츠 루프를 추천했으나 나의 소중한 워치에 찍찍이를 할 수 없겠는 느낌이었다. 고급스러운 물건에 '찍찍이'라니,,, 그렇게 몇 달을 잘 착용했는데, 여름을 만나고 나니 이제 견딜 수가 없어졌다.
"스포츠 밴드 핑크샌드, 잘 가. 그래도 내가 많이 예뻐했어."
난 다시 고민에 빠졌다. 통풍이 문제가 된 거다 보니, 통풍이 잘 되는 스트랩으로 구매해야 했다. 사실 브레이드 솔로 루프 핑크 펀치가 너무 사고 싶었는데, 125000원이란 가격 때문에 망설여왔었다. 이번 기회에 그냥 질러 버릴까 고민도 했지만, 후기들을 찾아보니 이 마저도 통풍이 안된다고 쓰여 있더라,, 그러니까, 열명 중 열명은 너무 편하고 통풍 잘된다고 말한 스포츠 루프 외에는 선택권이 없었다.
"아빠처럼 알리발 쓰면 안 되나요?"
"네, 안됩니다."
처음 애플 워치6를 구매하려고 많은 사이트들을 뒤적거렸는데, 그때 알리도 들어갔었다. 거기에 한 애플워치 스트랩 후기에 이렇게 적혀있었더랬다.
"너네는 왜 명품에 싸구려 스트랩 써?"
이 말이 그렇게 인상 깊다. 물론 영어로 적혀있어서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저런 뉘앙스였다. 그렇다. 내 애플 워치 6는 명품이고, 거기에 짭을 갖다 쓸 순 없다..! 원래도 정품 좋아하는 나지만, 저 후기 하나가 날 그렇게 격려해줬다.
비록 돈 못 버는 현 상황이지만, 65000원이나 하지만, 명품엔 정품을!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애플워치6 골드는 스포츠 루프와의 조합이 보기 어려웠다. 왜 다들 짭만 갖다 쓰셨는지,, 저는 정품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애플 공홈에 들어가서 'apple watch studio 자신만의 스타일 완성하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나마 사람들이 애플 워치 6에 많이 쓰던 스포츠 루프는 '크림'이었는데, 이건 투톤으로 색이 들어갈뿐더러 공홈에 있지도 않았다. 깔끔하게 단색을 원했던 난 nike 나이키 스포츠 루프가 마음에 들었는데, 세상에 스프루스 아우라 컬러가 그렇게 예뻐 보였다. 그리고 공홈에 없었다. 품절 상태였다.
"싹 다 없다."
그나마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nike 에디션 나이키 스포츠 루프 서밋 화이트뿐.. 이것도 사람들이 올려둔 사진 보면 골드와의 조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이키 에디션엔 골드 자체가 없었다. '세상 사람들은 사실 로즈골드 컬러를 싫어하는 걸까?'
구매를 위해, 우선 재고를 확인했다. 다행히 애플 여의도점에 있었고 당일 매장 내 픽업이 가능했다. 솔직히 난 스트랩 하나하나 보고 결정하고 싶었는데, 온라인 당일 예약은 안 되는 상태라 매장 내 픽업 외엔 선택지가 없었다. 뭐 다 선택지가 없네. 이번에 난 대체 뭘 선택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애플 진짜 대단한 놈들이다.
예약을 미리 해두면 애플 측에서 큐알코드를 보내준다. 그리고 얼른 애플 스토어 2호점, 애플 여의도로 달려갔다.
가로수길에 있는 애플 스토어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여의도 역시 가본 적 없었다. ifc몰에 있는 것만 확인하고 갔는데 가서 엄청 헤맸다. 다른 분들은 헤매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약시간이 넘어서 엄청 쫄렸단 말이다.
이쪽으로 들어간다. 애플 여의도점은 L1층에 위치해 있다.
에스컬레이터로 한층만 내려가면 L1층이다. 스타벅스 맞은편이고 세포라 쪽으로 가서 가든 준오를 지나면 사람들이 우글우글 있는 애플 여의도점이 나온다.
자기주장 강한 애플의 빛나는 사과. 직원들이 굉장히 친절하다. 예약하고 온 줄과 비예약 줄이 나뉘어 있고, 가까이 가면 예약 여부를 물은 뒤 안내해준다. 픽업하는 제품 외에 다른 스트랩도 보시겠냐고 묻는데 난 거절했다. 비도 오는데 얼른 집에 가고 싶었다. 몇 명의 직원을 거쳐 드디어 내 물건을 갖고 나온 직원분을 만났다.
"서밋 화이트 나이키 스포츠 루프 맞으시죠?"
"넵!"
이 직원분이 스포츠 루프에 대해 알려줬다. 본인도 실리콘으로 된 스포츠밴드를 썼었는데, 한번 스포츠 루프를 쓰고는 2년간 그것만 쓰고 있다고 한번 쓰면 다른 건 못쓴다고, 더러워지면 빨면 된다고, 빨고 나서 젖은 수건으로 꼭 짜주면 금방 마른다고, 신나서 설명해주셨다. 실제로 남색 스포츠 루프를 착용 중이셨다. (애플 스토어 직원들은 다 애플 워치를 하나씩 지니고 있었다. 회사 복지란 이런 걸까?) 벨크로를 65000원이나 주고 살 가치가 있는가 고민했었는데, 2년간 쓴다면 그만한 가치는 있는 거 아닐까? 친절한 안내에 기분이 좋고, 물건을 받아 기분이 좋은 상태로 매장을 나왔다.
드디어 손에 얻은 new strap! "내 애플 워치 6 골드, 드디어 스포츠 루프 서밋 화이트 만났다!"
얼추 이런 느낌이다. 확실히 애플 워치가 실버 컬러였으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애플워치6 골드와 서밋 화이트 스포츠 루프 조합도생각보다 괜찮았다. 스트랩이 빛을 받아 반사되면서 반짝거리는 느낌이다. 결론적으론 아주 맘에 든다. 애플워치 나이키 에디션을 골드도 만들고 이렇게 반짝이는 느낌의 핑크 컬러도 만들었으면 만족감이 더 높았을 거다. 벨크로가 생각보단 괜찮지만, 은근슬쩍 고급스러운 느낌을 죽이는 건 속상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 루프의 착용감은 확실히 편안하다. 스포츠 밴드처럼 피부를 압박하는 느낌이 없는데돋 안정감 있게 고정된다. 확실히 잘 때나 운동할 때도 크게 거슬리지 않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겨울엔 통풍이 안돼도 된까 브레이드 솔로 루프에 도전해볼까?" 그땐 돈이 많지 않을까?
애플워치 6 골드에 서밋 화이트 나이키 스포츠 루프 조합과 애플 여의도 가는 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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